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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 언젠가 나도 여러분 모두를 잊을 겁니다.
운영자  [Homepage] 2015-11-10 11:19:01, 조회: 2,764, 추천:194

언젠가 나도 여러분 모두를 잊을 겁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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Ӝ 이제 삶의 짐은 홀가분하게 다 내려놓아야 하는데? 그래도 이 어리석은 중생은 아직도 욕망 하나를 붙들고, 컴퓨터 자판기 앞에서, 떨리는 손 더듬거리며 세월을 속이고 있다. 젊은 날 허망한 욕심으로 모든 걸 다 잃어버리고, 그게 미안스러워 뒤웅스럽다는 것을 알면서도 떠밀리듯 이 마지막 사업(?)에 집착하고 있다. 물론 면목 없음을 모를 정도로 몰염치하지 않으니, 어쩌다 우연히 만나는 벗들에게는, 인생은 새옹지마라고 엉너리를 치며 또 가탈을 부리며 공공연한 변명도 어설프게 하기도 한다.

Ӝ 햇수로 따져보니 지금의 일에 매달린 지가 벌써 십수년이 넘는다. 그동안 성과가 어떠했느냐고 묻는다면, 유구무언이다. 다만 컴퓨터세대가 아닌 나에게 서먹하게도, 직접 찾아오는 경우보다 인터넷상담이 더 많다는 것이 의아스럽고, 나이도 20대와 30대가 오히려 대중을 이룬다는 것이 신기하다. 그러나 하루 일과는 생각과는 달리, 사실 그리 스스럽지는 않다. 솔직히 말하면 내 하루는 항상 몰강스러운 살풍경이라고 말함이 맞을 것 같다. 더웠던 지난여름도, 선풍기로는 더위 해결이 안 되어, 낮에는 지하철을 타고, 양산과 해운대를 하루 두 번, 지하철로 왕복여행을 하면서 피서를 했다. 지하철의 실내 냉방장치가 가정용 에어컨보다 더 시원했음은 서민이 받는 가장 살가운 복지였기에, 나는 이걸 요령껏 잘 이용했다. 물론 곧 닥치는 겨울도 걱정하지 않는다. 지난겨울 추웠을 때처럼 옷만 두둑이 입고 전기스토브 하나면 무난히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. 생각하기에 따라 그 이해는 다르겠지만, 아직도 이런 생활을 해야 한다는 것은 꼴사납고 더넘스럽다는 것은 잘 안다. 요령껏 잘 살려면, 내용보다 수완이 좋아야 하는데, 수완이 부족하니 당연히 재물이 크게 필요하지 않는 이런 생활에 익숙해져야 할 수밖에 없다.

Ӝ 그래서 없는 수완을 넘볼 것이 아니라, 오히려 지난날을 잊을 수 있는 일거리를 더 찾으려고, 책을 쓰겠다는 목표를 하나 더 보탰다. 첫 번째 책은, 저 중국 사람들의 허무맹랑한 ‘추명학’에 대해, 쉬운 한글로도 누구나 이해가 가능한 실무적 운명학이고, 하나는 시중의 허무맹랑한 성명학에 대해, 그 피해를 줄이고자 시도하는 새로운 작명사전이다. 연초에 결심을 하고, 처음의 운명학에 관한 책은, 바로 자료를 정리하면서 이미 글 쓰는 일은 시작되었지만, 원래 책이란 것이 진실성과 체계성과 흥미성과 그리고 편집성까지 잘 어울려야, 체면도 서고 부끄럽지 않게 되는데, 이런 점들이 미흡할 가봐 사실 시간이 흐를수록 걱정스러움은 더 크다. 더구나 책 편집의 진짜 목적이 삶의 고통을 뒤넘스럽게 잊으려고 부산을 떨려는 핑계에서 나온 발상이라, 요즈음은 진실성에 막혀 안절부절 하며 그걸 찾는다고 오히려 한가하게 둥개고만 있는 실정이다. 그래도 목적이 있으니 난만하나마 반드시 완성은 될 것이다. 출판비가 고민이 되지만 이것만 해결되면 내년 봄에는 첫 번째 책은 꼭 출판될 것으로 생각한다. 누가 얘기했더라? 삶은 적을수록, 버릴수록, 느릴수록 행복하다는 말이 생각난다. 책을 쓰는 미진함을 이런 삶의 철학 때문이라고 변명하며 어깃장을 놓아본다.

Ӝ 이런 나에게 연전에 벗이, 내가 동기 중에서 남은 유일한 추명학자(?)라고 세 권의 책을 보내주었다. 오운육기경험처방(五運六氣經驗處方), 육효신수비전(六爻身數秘典), 남녀궁합비전(男女宮合秘典) 인데, 모두 벗의 춘부장이신, 아강(雅岡)선생님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출판하셨던 추명학에 관한 책들이었다. 벗은 전공이 다르다 보니, 부친의 업적을 이어드릴 수 없어, 아둔한 나에게 잘 활용하라고 전해준 귀한 책들이었다. 받아 그 동안 열심히 공부도 했지만, 일천한 지식을 가진 내가, 앞으로 그 소중한 뜻을 사람들에게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걱정이 태산 같다.

Ӝ 벗의 부친처럼 나도 이 ‘운명학’에 관한 책이 출판된다고 해도 얼마나 많은 호응을 얻고 또 바르게 계승이 될지, 그 미래를 나도 섭섭할 것이라고, 미리 생각은 하고 있다. 아마도 벗의 춘부장께서 이룬 업적처럼, 나도 당대로 사라질 것이다. 사업이든 업적이든 그 시대에 따라 또 그 세대에 따라 다르게 이어진다는 생각에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다.

Ӝ 예전에 '여산'의 얘기가 생각난다. 자식이 어느 정도 나이가 차니, 자기 고집을 부리며 어릴 때처럼 부모의 말을 잘 따르지 않더라는 말을 했다. 이건 그래도 들어줄 수 있는 얘기는 되지만, 실은 요즘은 똑똑한 체 하는 자식들은 매듭차지 않은 부모라면, 이제는 오히려 여겨듣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가르치려한다는 것도 귀에 걸어두어야 할 것이다. 오늘 날은 집안 어른의 교육이라는 것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. 이런 환경이니 나이 들면 더 외로울 수밖에 없다. 이런 생활환경에서 노년의 우리들에게는 결국 가족보다, 벗들과의 만남이, 더 편할 수가 있다. 삶이 힘들고 외로울 때는 그래도 위로가 되는 벗과의 대화가 우리들을 편안하게 그리고 즐겁게 해주기 때문이다.

Ӝ 그 동안 나에게 모임이라고는 ‘해운대 모임’이 유일한 모임이었다. 그런데 십년 넘게 지속했던 이 모임이 6개월 전에, 그 동안 연락을 맡았던 ‘중부’의 건강악화 때문에 해산했다. 연초에 ‘중부’가 일본으로 치료차 가면서, '설봉'에게 모임의 연락과 진행을 맡기기에, 그러려니 하고, 그때는 별 탈 없이 발밭게 잘 놀았다. 그런데 그 모임이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다. 그 다음 모임이 가까워 오자, 일본에서 돌아온 ‘중부’가 건강악화로 모임을 유지할 수 없어 해산하게 되어 미안하다는 문자를 보냈다. 더구나 그 동안 모임에서 부족한 비용을 항상 지원해주었던 '홍훤'도, 건강으로 금주령을 선고 받은 상태라며, 더 이상 참여할 수 없게 되었다는 뜻도 함께 전했다. 이렇게 해서 ‘해운대 모임’은 그 옰으로 해운대 바다 밑으로 가라앉고 말았다. 아픈 친구를 두고, 시비를 할 수는 없는 일이라, 그것으로 모든 것을 체념하고 잊기로 했다. 그동안 이 ‘해운대 모임‘에만은 애착을 갖고 모든 일정을 다 취소하면서까지 한 번도 거운 일은 없었다. 한 달에 한번이었지만, '학림'과 '소하'와 시국(?)을 논박하며 콩팔칠팔 허튼 소리하는 시간만은 참 즐거웠기 때문이었다. 언제 그런 날이 다시 올까? 아마도 또 그런 날은 영원히 오지 않을 것 같다. 나이 들어 보내는 시간들이 이렇게 낙엽 쌓이듯 쌓여만 갈 뿐인데, 매양 늙지 않고 또 아프지 않고 살다가는 인생도 없는데, 연락담당 한 사람의 건강악화로 모임이 해산된다는 것이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나 뜨막해 지금도 어리둥절? 이해를 못하고 있다.

Ӝ 풍요 속에서는 친구들이 나를 알게 되고, 역경 속에서는 내가 친구를 알게 된다고 어느 철학자의 말이 생각난다. 젊은 날 지척거리며 삶의 틀거지를 만드는 일에는 손방이었기에, 그래서 뒤웅스러워 그동안 벗들을 외면한지 십 수 년이 넘는다. 변명 같고 더넘스럽지만 벗들에게는 모든 것이 궁하기 때문이었다고 변명하고 싶다. 생각해 보면 그 동안 많은 벗들이 스쳐지나갔지만, 그래도 나에게는 유독 잊을 수 없는 벗들이 있음에 감사한다.

Ӝ 그리고 지난 날 다정한 손길로 위로해주었던 많은 구덕산 동기들, 무성의한 나는 여러분들의 그 따뜻한 우정을 영원히 가슴에 품고는 가지만, 언젠가 나도 여러분 모두를 잊을 겁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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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안명인 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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